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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걸음


길이 넓지는 않다. 많은 이들이 횡렬을 지어 그 길을 걸어야 한다. 좁은 길 탓인지, 양 끝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둘 곳이 없다. 좀 더 붙어서 걷자는 그들의 외침이 중간에 있는 사람들에겐 들리지 않는다. 그들을 돕고자하는 노력은 극히 일부에게만 보여진다. 결국 끝에 있던 사람들은 길 밖으로 밀려나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운좋게 목숨을 건진 '끝'에 있는 사람들은 살아남았다는 기쁨을 느끼고, 동시에 자신도 밀려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낭떠러지를 바라본다. 밑이 보이지 않는다. 밀려나지 않겠다는 모두의 굳은 의지가 느껴진다.

약간 보폭을 줄여, 조금 늦은 걸음을 걸을 수 있지만 모두가 그러기를 원치 않는다.

왜냐고? 그건 사회가 그러지 말라고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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