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다 보면 무작정 정진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게 된다. 하다가 잘되지 않으면 좀 쉬는 게 최선이다. 쉬긴 쉬지만 머릿속으로 그 그림을 계속 그린다. 그러나 어떤 때에는 잠시나마 그림 그린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고 다른 일에 몰두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 때, 문득 그 그림이 그려지고 싶은 거다. 무심코 붓을 잡는다. 그림이 놀랄 정도로 잘된다. 한동안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전에는 몰랐던 기교가 저절로 구사되기도 하고 아무리 애써도 만들어지지 않았던 색깔이 어느덧 만들어지기도 한다. 바둑 공부에서도 이런 일이 종종 있다. 나는 이것을 '무위'에 의한 학습이라고 이름 붙였거니와 학습에서도 무리함이란 결코 도움이 안 됨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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