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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의 역사. (DC vs Marvel)


히어로의 역사



1. '골든 에이지‘

- 1938년 DC 코믹스(이하 DC)에서 내놓은 슈퍼맨의 등장으로 슈퍼히어로의 역사가 시작. 이후 DC는 1941년까지 배트맨과 그의 충직한 파트너 로빈, 원더우먼, 그린 랜턴 등이 등장. 여기에 '캡틴 마블'과 함께 1940년에 태동한 마블 코믹스까지 가세, '코믹 북의 골든 에이지‘

- 초창기 코믹스계를 지배한 이유는 바로. “코믹스의 형태에 가장 잘 어울리는 건 딱 한명의 주인공을 내세운 연속적인 활극”, 영화와는 달리 코믹스의 특성상 초인적인 힘을 가진 주인공들이 등장할 수 있었음.

- 1930년대 말부터 1940년대 중반. => 제 2차 세계대전. 많은 평론가들이 할리우드의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미국의 패권주의'를 읽었던 것에는 이처럼 태생적이고도 시대적인 이유. 실제로 적은 나치의 비밀부대나 일본군들과 싸우는 슈퍼히어로들의 모험이 상당수. 이 무렵의 슈퍼히어로들은 대략 별 고뇌 없이 사명감에 불타는 단순무지 캐릭터.

- 그러나 짧은 기간에 불과. 소비에트 연방과 핵을 무기로 한 냉전에 돌입했고요. 이렇게 현실적인 위기가 팽배한 시대에 고전적인 수퍼히어로들은 정말이지 애들 장난같은 이야기.

2. '실버 에이지, 전성기' - 1960년대 초반은 베트남 전쟁에 불이 붙기 시작하던 때

- 마블 코믹스의 천재 작가 '스탠 리'(스파이더맨, 엑스맨 작가)의 등장. 스탠 리는 DC 코믹스에 질린 코믹스팬들에게 보다 현대적이고 복잡다단한 성인취향의 수퍼히어로들을 제시하며 코믹스 시장을 부흥

- 헐크, 엑스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데어데블 등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이 떼거지로 데뷔!

- DC가 거의 대항할 수 없는 파워를 지닌 전통적인 초인으로 먹고 살았다면, 마블은 2차대전 이후 미국 사회의 변화를 기민하게 흡수. 당대의 미국은 반전운동과 인권운동으로 끓어오르고 있었습니다. 더이상 사람들은 수퍼맨 같은 초월적 히어로를 믿지 않았고, 파워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던 마블의 히어로들(엑스맨, 스파이더맨, 그리고 판타스틱 4)을 더 좋아하기 시작. DC가 기성세대 질서의 상징이었다면, 마블은 젊은 진화의 상징이 됨.

3. ‘모던 에이지’ - 레이건이 집권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중동에서 '람보'들이 활약하던 1980년대.

- DC와 마블이 구세대/신세대라는 편견을 깨는 또다른 천재가 등장. 프랭크 밀러. 그의 1986년 작 [다크나이트]

이후 코믹스의 세계는 지각변동을 겪음. 초인적인 이미지의 배트맨을 철저하게 파괴. 밝은 수퍼히어로인 배트맨에서 지금처럼 음울하고 신경질적이고 충동적인 수퍼히어로로 재탄생.

- [브이 포 벤데타], [왓치맨]의 앨런 무어,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 [300], [씬 시티] 의 프랭크 밀러와 같은 유명 작가들은 코믹 북에 문학적인 감수성을 더함. '그래픽 노블'이라 불리며 '코믹 북의 모던 에이지(현대)'를 열었다고 평가받게 되죠.

- 영웅들도 마침내 고뇌를 시작. 배트맨: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은 브루스 웨인의 과거는 배트맨에게 씻을 수 없는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기고,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과의 관계도 전처럼 끈끈하지 못함. 오히려 폭력을 행사하는 범죄자 취급을 받고, 배트맨 자신도 그러한 자의식을 가짐. 앨런 무어의 [왓치맨]에서는 심지어 슈퍼히어로들이 저지른 온갖 악행과 치부를 까발려 버리지요. 수정주의 슈퍼히어로물이라 부르기도 함.

4. 할리우드 등장.

- 코믹 북의 수정주의는 곧바로 할리우드에 영향. 일례로 인간으로서의 내면과 고뇌를 드러내기 시작한 팀 버튼의 [배트맨], [배트맨2] 연작과, 슈퍼히어로의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크리스토퍼 놀런의 [다크 나이트]는 명백히 프랭크 밀러의 문제제기를 계승.

- 나치 수용소의 풍경부터 시작하는 브라이언 싱어 의 [엑스맨], 슈퍼히어로이기 전에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강력히 주장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2], 한때 죄의식 없이 살상무기를 만들어 팔아 떼부자가 되었다는 원죄를 안고 있는 [아이언맨]도 같은 예. (아이언맨은 사회적 환원?)

- 9.11사태는 또 다른 전환기. 테러와의 전쟁. 슈퍼맨의 적인 렉스 루터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고 슈퍼히어로들은 죄다 수용소에 갇혀 있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프랭크 밀러 의 [배트맨 : 다크 나이트 스트라이크 어게인] 은 이러한 사회상을 반영한 작품입니다. 영화로는 뒤늦게 각색된 [다크 나이트] 역시 그러한 예.

ex. 한 블로거의 분석글 <다크나이트> _ 911 테러에 대한 미국인들의 트라우마

- 다크나이트는 미국의 9/11 테러에 대한 트라우마를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 조커- 테러리즘을 형성화한 인물이다. 조커에게는 게임의 규칙이 없다. 조커가 노리는 것은 정확하게 사회를 구축하는 철골 구조물이라 할 수 있는 법과 정의이다. 조커의 목적은 일견 단단하고 치밀해 보이는 이 사회 구조가 실제로는 아주 취약하며, 어떤 의미에서는 관념에 불과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9/11 테러의 트라우마,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리스트 그리고 아랍 세계 전반에 대한 혼란스러운 감정과 시선을 우격다짐으로 조커라는 고전적 캐릭터에 제대로(!) 우겨 넣은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선하다. 고담 시민들은 조커가 쳐놓은 윤리적 딜레마라는 덫에 걸렸지만 최후까지 인간으로서 선택을 한다. 살기 위해 동료 시민을 죽이는 것을 거부한다. 자신들이 쌓아올린 문명의 가치를 배반하지 않는다. 그것이 미국이다. 자신들의 군대(배트맨)가 적과 싸우고 있으며 승리할 것임을 믿는다. 이것 역시 미국인들의 생각이다.

- 90년대 이후 두 회사는 적극적으로 영화제작(그 이전에는 단순히 저작권료만 받는 형식).

지금까지의 경향으로 보자면 DC와 마블이 자사의 수퍼히어로를 영화적으로 다루는 방식은 큰 차이. DC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와 브라이언 싱어의 <수퍼맨>에서 볼 수 있듯이 진지한 작가들의 비전을 믿고 따르는 편입니다. 마블도 제작 초기엔 그런 경향을 보였지만 요즘은 보다 가벼운 오락영화에 집중하는 편(마블이 [아이언맨], [토르], [헐크], [퍼스트 어벤져]등을 모조리 묶어 [어벤져스]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대표적인 예).

마블이 [스파이더맨]의 샘 레이미, [헐크]의 이안, [엑스맨]의 브라이언 싱어 등 자사의 히어로들을 진중한 현대적 캐릭터로 되살려낸 작가들과 결별하는 과정은 팬들로부터 눈총을 삼. 아무튼 DC 수퍼히어로 영화의 진지함과 마블 수퍼히어로 영화의 가벼움은 어떤 면에서는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게 아닐지.

=================================================================================그래픽 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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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칸 코믹스는 코믹스와 그래픽 노블의 두 가지 형태. 코믹스는 30페이지 정도의 소책자. 간결한 영웅담

- 그래픽 노블은 작은 에피소드의 모음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종결된 세계를 다루는 장편 소설. 사실 그래픽 노블이라는 단어는 삽화가 들어간 소설이라는 의미로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단어입니다.

작가 윌 아이스너는 "코믹스는 멜로디이며, 그래픽 노블은 교향곡"이라고 말합니다. 그래픽 노블이 태동하자 이후 코믹스 작가들은 좀 더 심층적인 주제의식을 담을 수 있는 매체를 하나 더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픽 노블계의 선두주자는? 물론 <왓치맨>과 <브이 포 벤데타>의 앨런 무어, 그리고 <씬 시티>와 <다크 나이트 리턴즈>의 프랭크 밀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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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이란 단어와 개념이 어색했던 것과는 달리 그에 해당하는 작품이 우리나라에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80년대 운동권의 필독리스트에 포함되었다는 허영만, 김세영의 《오! 한강》과 김혜린의 《북해의 별》은 어렵고 지루한 사회과학 서적보다 더 쉽고 강렬하게 학생들의 문제의식과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오! 한강》은 일제 식민지 시대부터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하며 이념 갈등과 전쟁·분단·민족·예술 등에 대해 고뇌하는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해서 ‘만화로 쓴 대 서사시’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작가의 회고에 의하면 이 작품은 안기부(당시 문화공보부)에서 반공의식을 고취할 목적으로 제안해서 시작된 만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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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