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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습 두번째 이야기

# 아이언맨의 활약도 소용이 없었다. 토니 스타크. 아이언맨이자, 미국 최대 군수업체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 그는 엄청난 고뇌에 휩싸인다. 그는 자신의 활약이 일종의 사회적 환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시위 ‘99% Occupy’가 자신을 포함한 1%에게 대항한다는 사실이란 것을 깨달았을 때 허무함을 느꼈다. 토니는 수화기를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형, 잘지냈어? 거기는 어때?” 안부를 건네는 토니. “고담 시는 아직 괜찮아.” 수화기에서 굵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웨인그룹의 CEO이자 배트맨, 바로 브루스 웨인이다.

# 토니는 브루스가 걱정됐다. 늘 자신의 역할에 고민을 가진 그였기 때문이다. 고든 형사의 죽음으로 브루스는 경찰의 관계가 소원해졌음은 물론, 폭력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에게 항의를 받기 일쑤였다. 회사가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에 대한 환원을 하고자 하는 그의 의도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를 낙담시켰다. (물론 배트맨이 브루스 웨인이라고 알려진 바는 없다) 토니가 우려한 것은, 이번 시위를 계기로 브루스가 배트맨을 그만둘까 두려웠던 것이었다. 토니는 아직 히어로가 필요한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 더욱 큰 문제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여의도에도 시위가 벌여진다는 소식에 걱정이 됐다. ‘그 마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토니는 대한민국의 히어로 ‘그’가 갑자기 걱정됐다. 하지만 아무리 연락을 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건너 소식통으로부터 한국의 히어로인 ‘그’가 검찰로 부터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제 영웅의 사라지는 시대가 오는건가’ 토니는 눈물을 흘린다. ‘그’의 재기가능성을 쉽지 않아 보인다는 소식통의 분석에 토니는 낙담한다. TV에서는 속보가 흘러나온다. 시위대가 더욱 더 강경한 행동을 취하기 시작했다는 소식과 배트맨이 갑자기 잠정은퇴를 한다는 소식이었다. 토니는 사무실 서랍에서 작은 수첩을 꺼낸다. ‘Hero List'라고 쓰여있는 수첩에서 토니는 빨간 펜으로 누군가의 이름을 지우기 시작한다. 배트맨을 지우고, 우뢰매를 지운다. 영웅도 막을 수 없는 현재 상황이 답답하다. 우리가 없으면, 도대체 전 세계는 누가 지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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